'갓뚜기' 벗어 던지자…소비자는 '한숨', 투자자는 '환호'

이준호기자
21일 전

착한 이미지로 인해 '갓뚜기'라고 불리면서도 주가는 '착하지 않았던' 기업 오뚜기(007310).

그랬던 오뚜기 주가가 금일(15일) 장중 갑자기 급등하면서 전날보다 5.68% 오른 55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그칠 줄 모르는 하락 이후 나온 급반등이라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거래량은 4만4984주를 기록했다. 전날 대비 1265%에 해당하는 수치다. 바닥에서 거래량을 동반한 장대양봉의 출현은 추세 전환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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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의 변화도 눈에 띈다. 하락세에서 줄곧 매물을 받아내던 개인들은 오늘 하루에만 지난 몇 주치의 매수 물량을 모두 팔았다. 수급 주체 중 유일하게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소위 쓸어 담았다. 금융투자, 보험, 투신, 연기금, 사모펀드, 기타법인 등 모든 기관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연기금이 크게 담았고, 투신과 사모펀드의 매수량은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좀처럼 등장한 적이 없었던 기타금융(상호저축은행 등)에도 매수세가 잡힌 점이 특이해 보인다. 금융업계 전반에 '오뚜기는 사야 된다'라는 심리가 퍼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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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상승과 수급을 일으킨 이슈는 오뚜기가 "자사 라면 제품 대부분 가격을 다음 달부터 평균 11.9% 인상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기존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나 오른다.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8.7%)이 된다.

 

"최근 밀가루·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소비자들에겐 라면값 인상이 반갑지 않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분명 호재다. 증가하는 원가 부담을 가격에 전가시켜 리스크 해소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상생·정직·기부·가격 동결 등의 키워드로 무장, '착한 경영'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가격 동결은 그동안 주주들에게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성장률이 정체되고 이익률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놀라운 경영 성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며 매출 성장을 이끌어 냈지만, 영업이익률은 최근 하락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해 원재료인 곡물 가격이 작년부터 큰 폭으로 올라 '이대로 버티기는 힘들다'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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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6713억원, 영업이익 502억원, 당기순이익 3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증가했으나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업계는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판가 인상폭이 적지 않기 때문에 하반기에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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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업계와 투자자들은 국내외 라면이나 외식 수요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원가 부담이나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오뚜기 투자에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기다렸던 이번 소식으로 투자자들이 마음을 돌리고 주가가 마침내 상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PUSH뉴스=이준호기자]

기사작성시간 2021-07-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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